칼럼

좌익 주사파정권 어용으로 전락한 강만길 역사학 - 이주천
관리자
Date : 2023.08.05

좌익 주사파정권 어용으로 전락한 강만길 역사학 - 이주천

 

강만길의 회고록 <역사가의 시간>에는 이영훈의 저서 <반일종족민족주의>의 비극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강 교수는 "역사교육의 최종 목적은 각 민족의 자결주의를 존중하고 세계 평화를 달성하는 데 있다는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역사인식은 1차대전 직후에 유행했던 낡은 사조(思潮)다. 북핵을 이고 살아야 하는 한반도 정세나 우크라이나전쟁으로 빚어진 현재의 신냉전체제에서는 적합성이 없다.


국가는 적십자사 같은 자선단체가 아니다. 국가는 유지 생존을 위해 안보를 강화하고 국익 증진을 위해 다른 나라와 연대와 동맹을 추구한다. 특히 분단국가 한국의 경우,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대외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것은 냉혹한 국제정치의 현실 때문이다.


국가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반체제 인사와 간첩에 대한 정보 수집 및 감시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강만길은 유신체제 시절 처음으로 남산에 있는 중앙정보부에 끌려가서 취조를 받게 된다. 그는 정보기관을 왜 폐지하지 않는지 의아해한다. 책에 "민주화 시대에 와서도 그것을 없애지 못한 이유를 ‘책상물림’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쓴 것은 분단국가에서 첩보의 중요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백면서생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올바른 국가의식을 지닌 지식인이라면, 사적 원한과 감정을 극복하고 ‘간첩을 많이 잡도록’ 격려를 했어야 마땅했다. 현재 국정원은 엄격한 국가보안법의 적용으로 제대로 간첩수사를 할 수 없을 만큼 형해화(形骸化) 됐다. 강만길 같은 얼치기 지식인들이 박수치는 ‘간첩천국’이 되고 말았다.


강만길은 인물과 사건, 역대 정권에 대한 평가에서도 완벽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분단국가의 한계와 어려움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강만길은 두 가지 역사적 기준, 즉 세계사적 기준인 민주주의 발전 정도와 민족사적 기준인 분단국가로서 평화통일정책의 진전 정도로 평가한다고 했다. ① 개인적 자유가 얼마나 신장되었나?(정치적 민주주의) ② 경제력이 재벌이나 특정 계층에 집중되지 않고 성장과 분배가 얼마나 균형을 이루었나?(경제적 민주주의) ③ 사회적 평등이 얼마나 확대되고 신장되었나?(사회적 민주주의)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이 점에서 유토피아를 상정하는 사회주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북으로 자진 월북한 많은 마르크스주의 지식인들, 예컨대 백남운·김한주·전석담의 서적을 탐독했다. 사회경제적 입장을 강조하는 그들의 학문적 방법론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심지어 조선의 자본주의 맹아론을 입증하기 위해 6·25때 월북 학자 홍희유 의 ‘개성상인에 관한 논문’을 인용했다. 자신의 사회경제적 관점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강만길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역사가의 본분으로 "역사적 해석이나 역사교육은 철저히 객관적이어야 하고 공명정대할 것"을 후학들에게 주문했다. 그러나 그가 경험한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등 역대 우익정권에 대한 평가가 정당성을 잣대로 평가하면서 심각하게 좌편향 됐다. 이것은 그의 역사해석이 객관적이지도 공정하지도 못한 것을 입증한 것이다.


후일 강만길은 김대중-노무현 좌익정권 하에서 통일고문을 역임하고 위원장 등 각종 공직을 제공받은 바, 그래서인지 이들 정권에 대한 어떤 비판도 하지 않았다. 사적 이해관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스스로 폴리페서가 되면서, 강만길 역사학은 좌익·주사파 정권의 어용으로 전락했다.


되돌아보면 좌익·주사파 정권의 성공적 등장은 민중민주주의의 결실에 다름아니다. 강만길이 역사의 주인공, 원동력으로 ‘민중’을 우상화했고, 이 민중은 세력을 키우면서 정치세력화, 민중민주주의로 발전한다. 민중민주주의의 끝판왕이 바로 ‘촛불’이고, 이 촛불은 법이었다. 촛불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고, 보수우익을 궤멸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 뒤안길에 강만길 역사학의 깊은 그림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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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자유일보(https://www.jay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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